한해 돌아보기
Recap of year
2025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잦은 상실과 함께 했던 해였습니다.
유난스러울만큼 지독했던 2025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랐습니다.
하지만 추스를 수 없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모른 체 짐짓 찾아오는 벅찬 감정을 마주하면서
이것은 커다란 흐름의 일부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해가 바뀐다고 해서 우리 주변의 고통도 마르지는 않겠지만
동시에 세상이 끝나버릴 것 같은 절망 속에서도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는 순간 역시 계속해서 찾아와
눈물범벅이 된 우리의 옆구리를 끈질기게 찔러댈 것임을 말입니다.
이미 잃어버린 존재들이 다시 우리의 곁으로 돌아오기란 참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아파하는 우리들 곁에 어느새 와 있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빈 자리를 가운데 두고 모인 이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온기를 느낄 수 있기에,
그렇게 울고 감격하기를 되풀이하다보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상실을 안고서도
남아있는 날들 또한 우리는 결국 살아낼 것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올해는 이미 사랑하던 이들에게 더욱 더 다가갑시다.
친구가 절친이 되고
연인은 부부가 되어
아이들이 새로 태어나도록,
서로가 서로의 가족이 되어주며
각자의 삶이 우리의 생으로 이어지도록 애를 써봅시다.
그렇게 우리 새해에도 사랑하기를 멈추지 맙시다.
올해 자주 들었던 어떤 노랫말에서처럼 살아야 갚으니까,
우리 계속 살아서 갚아갑시다.
또 한해의 끝에서, 의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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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지난 봄 나를 잘 챙겨주셨던 패러글라이딩 파일럿 한 분을 사고로 잃었습니다.
중국집 티비에서 나오는 뉴스를 보고 내가 아는 분들만은 아니길 바라며 소식을 알아보던 비좁은 마음,
그 마음을 비웃듯 돌아온 머뭇거리는 전화 한 통.
김소연의 잊혀진 계절을 들으며 내려가던 길에는 뭇 담담했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제서야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분의 죽음으로부터 온 아픔과 충격은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둘에게 가혹하게 남겨졌습니다.
그러나 그 슬픔을 보듬고 상황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우리 곁에 존재하는 고마운 사람들의 존재를 느꼈습니다.
내년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딱 하나 있다면,
여태 미뤄오던 작업을 모두 마치고 앞으로 생기는 할일도 미루지 않는 것입니다.
함께 지냈던 파일럿님들 가운데 툴툴대면서도 유일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신,
그러나 아직 편집되지 않고 남아 있는 촬영본이 제가 기록한 그 분의 마지막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바다에서 오랜 꿈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커다란 목표를 달성해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모든 하루 가운데 작은 연습을 기울이는 것, 그리고 가끔,
그러나 잊지 않고 서로에게 안부를 전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렇게 전하는 안부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는 요즘입니다.
새해엔 모두가 안녕하면 좋겠습니다.
2024년의 끝에,
충무로에서, 의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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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올해가 몇 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근래에 가장 많이 생각한 단어는 프로페셔널 인 것 같습니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프로 라는 호칭을 내려놓은 해이기도 했고
그 덕분에 홀가분하기도 하고 또 굉장히 막막하기도 하지만
불러주면 나가는 백수 즉 불백으로서 각자의 일에 몰입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 옆모습에 비친 나 자신을 다시금 직시할 수 있었던 것이
올해의 가장 아픈 지점이자 가장 생기가 돌았던 순간이라고나 할까요,
여전히 나를 친구라고 불러주는 이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그대들이 여태껏 티 안내고 통과해온 시간에 존경심을 느끼며
그런 그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존재가 되고자 뒤늦게나마
내 몫의 고통에 두 팔 벌려 마중 나가는 내가 되기를 바랄 뿐
더 많은 고통과 더 깊은 고통이 있을 다음해로 갑니다!
함께 해준 모든 친구들에게 감사를! 내년에도 우리 많이 웃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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