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개요
기간: 2024. 07. 15 - 08. 19 (36일)
총 거리: 232 km, 수영한 날 29일, 하루 평균 8 km, 일일 4~6시간씩 수영
종달리에서 출발하여 시계 방향으로 진행
그 날 수영을 마치면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은 뒤, 다음날 전날 나왔던 지점으로 돌아와 다시 출발
필요한 모든 짐은 배낭 안에 넣어서 커다란 부이RuckRaft 에 고정하여 끌고 다님
지원조 없이 자체 보급하며 단독으로 진행
_나는 왜 제주로 갔는가?
2011년, 처음으로 장거리 바다수영 대회에 나갔다. 해변으로부터 먼 바다까지 이어진 레인을 따라서 수영을 해야 했다. 출발 신호가 들리고 바다에 뛰어들자마자 레인 가까이 자리잡으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난투극에서 빠져나오며 '이렇게 넓은 바다를 두고 왜 사람들은 박터지게 싸울까?'하고 생각했다. 고작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가기 위해서 평화로운 바다에서 경쟁을 벌이기보다 나만의 방식으로 내가 사랑하는 바다와 교감하고 싶었다.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서 저 옆에 보이는 섬에 다녀온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나만의 길을 갈 때는 서두를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 때부터 바다에서 자유롭게 수영하며 사람들이 정해놓지 않은 길을 잇는 상상을 했다.
시간이 흘러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당시 회사 건물에는 50미터 수영장이 있었다. 한적하고 깨끗한 레인 속에서 유유자적 헤엄을 치면서도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다. 바다를 건너 섬을 이으며 수영을 하겠다던 20대의 꿈이 여전히 내 안에 있었던 것이다. 수영으로 건너가보고 싶은 섬들은 여전히 바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내가 아니면 그 길은 아무도 가지 않을 것임이 분명했다. 나만의 길을 가는 일이 삶의 소명처럼 느꼈던 2023년의 봄에 나는 퇴사를 했다.
나는 수영선수 출신도 아니고 아마추어 대회에서조차 입상권에 좀처럼 들지 못했다. 다만 나는 수영을 좋아하고 꾸준히 스스로를 단련해왔을 뿐이다. 평생을 한 분야에 몸바쳐 온 사람만이 큰 성취를 이루는 것은 아님을 보이고 싶었다. 이 도전은 누구나 여태까지 살아온 배경과 상관 없이 오늘부터 충분한 준비와 노력을 기울인다면 언젠간은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있음을 증명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