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민들에 의한, 소시민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반전평화 집회
Christmas Anti-war & Peace Gathering

gathering, 2023


크리스마스 반전평화 집회: 사랑하는 가족들,  살아가는 사람들

○ 일시: 12월 25일(월) 크리스마스 오후 2시(1시간)
○ 장소: 덕수궁돌담길 서울시립미술관 앞

_들어가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련히 누군가를 떠올려봅니다. 슬프게도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올해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전쟁이 났습니다. 우리들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냅니다. 하지만 지금도 전쟁으로 죽어가는 이들 역시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들’입니다. 물론 우리는 모두 바쁘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소시민’입니다. 잔혹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잠시라도 함께 평화를 이야기해보면 어떨까요? 견해차를 떠나, 함께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발문: 이진영)


_집회 개요 (약 1시간)

1부
- 14:00 집회시작, 소시민 청년들의 집회목적 소개 (동시통역)
- 14:10 현장 참여자 모두발언 (인도적 불협화음 환영)
- 14:30 NGO MEDAIR 배고은 사무국장 발언
- 14:35 반전추모 및 평화기도 (1분)

2부
- 14:36 '잃어버린 음악들' SET(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음악)
- 15:00 자유해산



2023. 12. 24 (instagram)

돌아갈 집을 잃은, 돌아올 가족을 잃은,
보통의 사람들을 위하여 거리로 나갑니다.

7년 전 저는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산 중턱 기숙사를 가득 채웠던 각양각색의 유럽 친구들은 어느샌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그리도 북적이던 공용 주방을 이렇게 편하게 쓸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편으로는 그들처럼 고민의 여지 없이 돌아가는 집이, 찾아가는 가족이 나에게는 너무나 멀리 있다는 사실에 못내 외로웠습니다.

그 짙은 외로움이 그대로 아로새겨진 탓일까요, 딱 한 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뒤로도 한국에서 보내는 성탄절의 화려함이 낯설게 느껴지곤 합니다. 아직도 제게 크리스마스 하면 그려지는 장면은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어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따뜻한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그런 모습입니다.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에게는 크리스마스에 집에 돌아가서 가족과 함께 한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또한 그러고 싶음에도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상실감을 안겨주는지를 어렴풋이 보고 느꼈기에, 돌아갈 곳이 없고 함께 할 가족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을 또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반전 집회가 끝나고 한동안 뉴스를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모인 것 하나로 무엇이 달라지기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던 그 때의 나와 해가 지나도 계속 들려오는 전쟁 소식에 점점 무감각해지는 나 사이에서 느껴진 격차에 부끄러웠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보고 배운 것들 중에서 단 하나 귀중한 사실이 있다면, 죄책감은 약자의 의지를 꺾기 위해 쉽게 강자의 도구가 된다는 것입니다. 죄책감에서 오는 무기력함에 멈춰서지 않고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해나가야 한다는 것, 그리하여 상황을 좇아가고 사건을 기억하고 안부를 묻고 의사를 표현하는 일을 매일 할 수 없음에 부끄러워하지 말고 여력이 되고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위해
우리는 잠깐이나마 거리로 나갑니다.



기획: 이진영 오수진 이지훈 이의렬 이상준 배준희 오상현
집회신고: 이진영
디자인: 윤태준 (@taejun____e)
영상: 이의렬
DJ: 배준희(
@pw.4047)
통역: 이지훈